서울 도봉구에 사는 이씨(72)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집 근처 의원에서 치매 예방 주사를 맞는다. 치매 예방 주사는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됐다. 의원에서는 치매 예방 주사를 총 10회 맞으면 치매 예방은 물론 혈액순환 개선, 피로 회복 등의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용이 1회에 6만원으로 상당했다. 이씨가 비용 문제로 주저하자 의원에선 10회를 결제하면 할인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향후 자신이 치매에 걸리면 가족들이 고생할 것을 염려해 10회 금액을 결제했다.
최근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추진으로 치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늘자, 일선 의원에서 혈액순환개선제 '타나민'이나 아세틸콜린(신경전달물질)촉진제 '글리아티린'이 치매 예방 주사로 둔갑돼 사용되고 있다. 국내 모 제약사는 타나민 포장 용량을 늘린 리뉴얼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제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선 의원에서는 해당 주사를 5~10회(1회 4~6만원) 맞으면 치매 예방뿐 아니라 혈액순환, 기억력 개선까지 가능하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주사는 없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중앙치매센터장)는 "현재 시판 중인 치매 예방 주사제들은 임상 시험을 통해 예방 효과의 근거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통 치매 예방 주사는 혈액순환개선제나 아세틸콜린촉진제에 비타민C를 섞은 뒤 포도당 또는 생리식염수로 용량을 늘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매 예방 효과도 없는데다 용량을 늘려 그럴듯하게 포장한 상품인 셈이다. 김 교수는 "타나민의 경우 임상시험이 진행됐지만 치매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검증된 치매 예방법은 운동과 취미(교육)활동이 대표적이다. 걷기, 음악, 독서는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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